사실 Q&A에 질문이 올라와 있어서 답글을 달았던 내용인데요, 그 내용이 경험담 게시판에
적절한것 같다고 잉하님이 말씀하셔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옮겨 적어봅니다.
아래 내용은, 순전히 원서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바를 나열한 것이라서
요점은 딱히 없습니다. 그냥 이렇게 읽는 사람도 있구나... 라고 가벼이 읽고 넘겨주세요.
쓸데없이 길게 쓴건 아닌가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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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2년 대학교때 The Awakening 이란 소설을 모르는 단어 전부 찾아서 단어 아래 뜻 적어가며 읽은적이 있습니다. 수업교재여서 어쩔 수 없이 읽어야했죠. 이 책 2page 읽는데 1시간정도 걸리더군요. 그렇게 3일동안 하고 때려쳤습니다. ㅋㅋ 그리고 번역본 사서 그걸로 읽고 시험봤어요. -_-a
느낀점 : 흥미도 없고 수준도 나보다 많이 높은 책은 읽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또 모르는 단어를 다 찾는것은 미친짓이다.
2012~2015년 사이에는 학교 수업교재 외에는 딱히 읽은 원서가 없습니다. 한국어책도 없는듯 -_-a
전 원래 책을 안읽어요. ㅎㅎ
2) 2015년 4월 작년에 해리포터 1권을 읽었습니다. 원서읽기에 흐름이 끊기지 않을 정도로만 단어를 찾으며 읽었어요. (대충 한 챕터에 모르는 단어가 100개라 치면, 20개 정도만 찾는 식으로요)
느낀점 : 내 수준보다 약간 높은 책이라면 단어를 다 찾아보지 않아도 내용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70% 정도?) 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서 애매모호하게 지나간 부분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다. 그리고 흥미를 고려해볼때 판다지류는 나와 잘 맞지 않는다. ^^;
3) 2015년 5월 짝퉁인디언의 생짜일기를 (The Absolutely True Diary of a Part-time Indian) 읽었습니다. 이때는 해리포터와 비슷한 식으로 20/100 정도로만 단어를 찾으며 읽으려 했었죠. 하지만 읽을 수록 내용에 빠져들어 단어는 거의 찾지 않고 그냥 읽게 되었습니다.
느낀점 : 수준은 나보다 약간 높지만, 재미나 흥미가 내게 딱 맞는 책을 읽으면, 정말 몰입하며 읽게 된다. 이런류의 책을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경험은 원서 읽기를 꾸준히 유지하게 해주는 일종의 동기부여가 되었다.
4) 2015년 8월 A-Z시리즈를 읽었고, 단어는 거의 찾지 않았어요.
느낀점 : 아이들용 챕터북이라고 만만히 봤다간 큰 코 다칠수도 있겠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큰 문제없이 내용을 따라갈 수 있다. 아이들용 챕터북의 장점이다. 내용이 복잡하지 않아서 단어의 뜻을 문맥에서 유추가능했다. 또한 작가가 워낙 글을 유기적으로 잘 써 놓은 덕도 있는것 같다.
5) 2016년 2월 단어에 대한 갈증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 어휘력부족을 느낀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뭔가 변화가 필요할것 같아서 엑셀에 단어를 정리해 가며 읽었죠.
느낀점 : 정리를 잘 해 나가다 문제가 생겼다. 정리한 단어가 쌓이기만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 시간낭비 처럼 느껴졌다. 단어가 꾸준히 복습될 수 있도록 정리할 단어수를 조절해 갔다.(하루 20개 -> 하루 10개 -> 하루 5개 -> 하루 3개 -> 결국은 ... 일주일 5개 ^^;) 단어는 플레시카드 어플로 공부하고 있다.
6) 2016년 7월 원서를 읽을때 단어는 거의 찾지 않고 읽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귀찮은면이 더 큽니다. 아이패드로 책 읽을때, 클릭한번으로 사전검색이 용이하다는 것에 기뻐 날뛰던게 엇그제 같은데,,, 이젠 그것마저 좀 귀찮은 면이 ... 하지만 간혹가다 모르는 단어중 이상하게 "날좀 보소" 라고 외치는 그런 단어들이 있습니다. 이건 그냥 제 느낌이라 뭐라 설명을 못하겠네요. ㅡㅡㅋ 이런것만 찾아보며 읽어요. ^^;
느낀점 : 내용을 잘 따라가면 모르는 단어의 의미도 눈에 들어온다. 또한 간혹 모르는단어 자체에서 풍기는 아우라가 느껴진다. 예를들어 뭔가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느낌,,,둥글둥글하다던지, 매끄럽다던지, 울퉁불퉁하다던지, 과격하다던지 ... 모르는 단어이긴 하지만 많이 접해봐서 그런 느낌이 생긴것 같다. 이런 느낌은 문맥내에서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또 아직은 이런 느낌이 좀 추상적이지만 좀 더 읽고 좀 더 접하다보면 구체화 될것도 같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자신만의 방법이 생기는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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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법은 정말 가지각색입니다. 누구는 단어를 결코 소홀히 하지 말라고하는 반면 또 누구는 단어의 간섭 없이 쭉쭉 읽어나가라고 하기도 하죠.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둘다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완전 극과 극으로 나뉘는 의견인듯 하지만, 저렇게 말한 의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 같은것을 말하고 있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