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2015년 12월 31일 드디어 100권을 다 채워 읽었습니다:)
Q1) 먼저 자기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굳이 신상을 밝히거나 할 필요는 없겠으나 어떤 상황에서 원서 읽기를 시작한지 살짝 궁금해서 그럽니다. 말하자면 학생 혹은 직장인이면서 뭐 한 가정의 가장이라거나 뭐 그런 상황말입니다.
저는 평범한 20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공대 출신이고 지금은 설계부서에서 일하고 있어요.
사실은 그래서 평소에도 영어를 접하는 비율이 높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ㅎㅎ
Q2) 어떤 이유로 원서 읽기를 시작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자극이나 동기가 있었을까요? 뭔가를 배우고 익힌 다는 건 정말 꾸준한 끈기와 노력 없이는 사실상 이 룰 수 있는 성과 이기에 무엇이 원서 100권 읽기를 지속 할 수 있는 힘(?), 동기가 된 건지 궁금합니다.
작년 말, 아니 이제는 재작년 말이네요. 2014년 말에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어요. 저는 부서를 이동해야 하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근 2~3달 간은 뭔가 일을 하기도 애매하고 놀기도 애매한 그런 상황에 처해 버렸거든요. 그 전에도 영어는 공부해오고 있었지만 (영어 뉴스 듣기/읽기 수준이었어요.) 이렇게나 시간이 남아버렸으니 무얼 할까 하다가 여러가지 일 중 하나로 영어 원서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다른 것들은 새로 일에 적응하면서 이미 다 손에서 놓았는데 잉하의 원서 읽기는 일년 주기인지라 마무리를 짓자며 이 악물고 읽어야 했습니다....
Q3) 그렇군요. 그럼 일단 먼저 원서 100권을 완독한 소감을 짧게 해 주신다면?
일단은 뿌듯해요ㅎㅎ 솔직히 고백컨대 2015년에 계획해 놓고 못한 것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2015년에 원서 100권 읽자는 목표 정도는 이루고 싶었어요. 사실은 그래서 스스로에게 좀 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 짧은 책 많이 섞어주기, 두세번은 읽어야 할 책도 일단은 한 번 읽고 넘어가기 등..... 사실 슬럼프없이 꾸준히 읽어서 만족할 만큼 100권을 읽었으면 더 좋았겠지만ㅎ 그래도 너 2015년에 뭐했어! 하면 원서 100권 읽었어! 라고 할 정도는 되지 않았나 하며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Q4) 잉하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참여 전에도 원서는 꾸준히 읽어 왔었나요?
잉하를 알기 전에도 평상시에도 꾸준히 읽어 왔다면 대략 어느 정도 읽은 후 100권 읽기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그렇지 않다면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참여를 기회로 100권 읽기 목표를 달성하게 된 건지 뭐 그런게 궁금합니다.
정확하게는 이전부터 어떻게 영어공부를 할까 고민했고, 그 일환으로 2015년부터 원서 읽기를 시작한 것이에요. 동화책 필사, 읽기, 낭독, 영어뉴스 따라 읽기 하다가 일단은 책이라도 100권 읽자! 싶어서.. 그 다음에 잉하에서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하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지요.
Q5)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참여 당시 가장 먼저 읽은 원서는 뭔가요?
그리고 100권 완독 한 지금 읽는 원서는 주로 어떤 책인가요? 100권 읽은 이전과 이후 실력은 어떻게 달라 졌다고 느끼시나요? 이 질문은 사실 많은 초보자들이 궁금해 하는 지점이므로 가능 한 좀 자세히 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들 처음 시작 상시 읽던 원서 레벨과, 100권 완독 이후의 레벨(성장 정도)가 무척 궁금하지 싶습니다. 어떻습니까? 본인의 원서 읽기 실력은 100권 완독 이후로 어느정도 성장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제일 먼저 읽은 책은 만인에게 공평한 Magic Tree House 1권입니다. 처음에 읽다가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MTH 좋다고 잉하에 글도 올리고 했었죠. 물론 다 제 흑역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진짜 한단어씩 해독하는 수준이었어요. 2014년에는 그래서 (물론 아직도 전문 학술자료는 읽기 버겁다지만) 하루 종일 논문을 읽어도 4~5쪽을 못 읽는 시기도 있었어요. 그래도 그렇게 영어를 봤는데 어린애 책 정도는 읽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MTH 초반을 보면 "Hey, Jack, Monster!" 하는 수준이잖아요. 그런데 이것도 자연스럽게 읽히지가 않았어요.. 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은 요즘에도 난이도를 하나 높일 때마다 받는데 설명하기는 어렵네요. 다들 겪어보시니 그냥 넘어가도 될까 싶기는 하지만.. 한마디로 단어는 읽는데 문장을 성분 수준으로 뜯어보지 않으면 의미가 와닿지 않는 수준이었어요.
마지막에 읽은 책은 The giver였어요. 이거랑 Penguin Readers Level 5를 주로 읽었어요.
저는 주로 AR bookfind (http://www.arbookfind.com/default.aspx)에서 난이도를 확인하면서 계획을 짰는데, 여기에는 Book Level이 10을 기준으로 나오거든요. 여기로 따지자면 5.5에서 그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이요. (참고로 MTH 1권은 2.6이랍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이정도 책들은 단어의 문제를 뺀다면 문장 자체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읽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많이 성공한 셈이죠ㅎㅎ
Q6) 잉하에 가입한 많은 분들이 사실상 원서를 거의 읽지 않은 분들인데요...
가입시 원서 읽기가 가장 여려운 이유가 문지를 묻는 설문 조사 답변을 보면 대개 “영어 단어, 문법 지식 부족 및 문장 해석의 어려움”을 많이 호소합니다. 아마 완독자 분들도 시작은 그 분들과 비슷했을 텐데, 이런 분들께 조언을 해 준다면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은가요?
저는 어렸을 때 문법 공부하겠다고 성문 기초영문법 (초록색 조그만 책이요)을 외다시피 했었는데.... 사실 거기에 나와있는 기본적인 것들은 아마 많이들 아실 거예요ㅠㅠ 근데 이정도 선이 문법을 쓸 때 필요한 선이 아닐까 싶어요. 여기 나온 정도는 책을 읽으면서도 많이 보게 되지만 안나온 것들은 (인식을 못한 것인지 몰라도) 거의 눈에 잘 안들어오거든요. 그냥 5형식, 부정사, 조동사 수준의 것들..? 문법을 몰라서 답답하시다면 그냥 저정도나 가볍게 훑어주면 몰라도 더 자세한 내용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단어는 사실 아직 저도 많이 부족합니다ㅎ 이번에 the giver를 마지막책으로 읽었는데 한쪽에 하나 이상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했어요. 하지만 찾으며 읽으려면 그럴 수 있고, 안 찾으면서 읽어도 어느정도 내용 파악은 되어요. 사실 저는 원서 읽을 때 저런 자유를 찾을 수 있었던 게 제일 좋았어요. 단어를 찾지 않아도 읽을 수 있고, 내가 단어를 좀 외워야 하니까 찾아가면서 읽어도 읽을 수 있고 하는 그 자유요.
하지만 단어의 문제는 제가 한 200권쯤 읽었을 때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ㅎ
Q7) 한글 책도 아닌 원서를 100권을 완독 해 냈다는 건 굉장한 겁니다.
아동 혹은 성인용 책을 떠나서 읽기에 들어간 개인적 시간과 꾸준한 노력 그것 없이는 성취 불가능 한 것이지 싶습니다. 사실 그 점만으로도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데요, 혹 그 과정에서 슬럼프를 한 두번 겪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시기에 어떤 이유로 왔고, 또 극복은 어떻게 하셨나요?
정말 바쁜 시기가 있었을 때, 혹은 정말로 책이 저랑 맞지 않았을 때(...) 슬럼프를 겪었던 것 같아요. 저는 8월달에 Charlotte's Web을 읽을 때와 작년 후반에 Penguin Readers Level 5 읽을 즈음..? 특히 책 자체가 정말로 재밌어서 슬럼프를 잊게 해줄 정도로 재밌으면 좀 나은데..(웃음) 개인적으로 책이 안 맞는다고 느끼는데 그 책이 어렵고 길어서 진도가 안나가면 더더욱 그렇죠.
사실 슬럼프일 때는 조금 일반적이지 않은 책을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아요. 혹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잠시 덮어두고 좀 더 쉽거나, 좀 더 재밌고, 좀 더 짧고, 좀 더 흥미로운 책을 찾는 것이요. 사실 원서 읽기를 해나가다보면 지금 읽는 책을 다시 읽을 수도 있고, 혹은 더 어려운 책을 더 많이 읽을 수도 있어요. 한글책도 안 맞는 책이 있고, 그럴 때 우린 과감하게 그만두기도 하잖아요? 억지로 읽어내려다 그게 한주, 두주, 한달이 걸리면 정말 흥미 자체가 떨어질 때도 많더라구요. (Charlotte's Web.......)
하지만 바빠서 슬럼프라면 짧은 책을 정말 틈틈히나마 읽는 것도 방법이구요. 통근/통학할 때, 샤워하고 나와서, 아침 먹으면서.... 5분 10분씩이라도 좋고 그렇게 읽어도 흐름이 끊기지 않을 짧은 책이면 더 좋겠죠!
Q8)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참여가 100권 완독에 어떻게 도움은 되었나요?
도움이 되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아니라면 아닌 점도 함께 적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뭔가 제 진도를 공표하는 느낌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다른 분들이 항상 응원해 주시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구요. 지금은 제 친구 몇명에게 털어놓고 막 진도를 얘기하면서 응원을 받기도 하지만.. 솔직히 부끄러워서 그런 말을 못할 때 잉하 분들의 칭찬과 격려가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래서 저도 다른 분들께는 응원과 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달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평일엔 잘 안되던데 주말이라도..ㅠㅠ
Q9) 역시 물어 보지 않을 수 없는 질문 은 말이지요...
100권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책과 그 이유를 좀 말해 주시죠. 게다가 이제 막 원서 읽기를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이 책 만은 꼭 권하고 싶다는 책은 있을까요? 있다면 제목과 더불어 간단한 추천 이유도 밝혀 주시면 좋겠습니다.
많이 적어도 될지 먼저 여쭤보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일단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책은 <The Miraculous Journey of Edward Tulane>이었어요. 에드워드 툴레인의 이상한 여행이라고 하죠. 이 책을 꼽은데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한글로 읽었을 때와 영어로 읽었을 때가 정말 달라서, 그리고 그 이야기의 의미가 마음에 좀 깊이 와 닿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한글로 읽었을 때는 그냥 후루룩 읽으면서 아 이런 책이 요즘에 트렌드구나 하면서 읽었는데 (룸메 책이라서 급하게 읽은 것도 한 몫 했겠죠?) 영어로는 느리게 읽게 되니까 오히려 문장마다 마음에 새겨가며 읽었다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다른 이야기보다 주제의식이 와 닿은 것도 있을 것 같구요. 누군가와 헤어져야 하고, 그 아픔이 가슴에 사무치고, 하지만 또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지고, 누군가와는 만나고 누군가와는 헤어지고.... 그런 감정들을 이제 좀 알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읽다가 주인들과 헤어질 때 마다 막 울고 그랬어요. 지금 생각하니까 좀 쪽팔리지만;;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밌었어! 는 역시 <Holes>였습니다. 특히 어느 분이 결말부에서 이야기가 서로 짜맞춰지는 게 일품이라고 하셨었는데 그 말 그대로거든요. 사실 영어를 못하면 이걸 알아듣지 못하는 게 아닐까 어마어마하게 걱정했는데 그래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야기의 구성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진짜 이건 손에서 떼질 못하고 읽었거든요ㅎ
하지만 이와 별개로 꼭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는 MTH 시리즈, 특히 1부를 들겠습니다. 이건 100권 읽으시면서 꼭 읽고 가셨음 좋겠어요ㅎ 난이도를 점진적으로 높여가면서, 특히 단어를 익혀가는 데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사실 지루하다는 분도 많으시고.. 저도 중간쯤에는 많이 지루했으므로..ㅠ 그래도 MTH는 가벼운 마음으로 두세번씩 읽어보셔도 정말 도움이 되실 책일 거예요.
Q10) 100권 완독후 본인에게 한 선물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걸 본인에게 선물 한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아직 못했습니다ㅎ 뭔가 근사한 걸 선물하고 싶은데 킨들을 살까 하려니 역시 좀 비싸서요..
킨들에 대여시스템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아쉽습니다.
좋은 선물 추천 부탁드립니다ㅎㅎ
Q11) 잉하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에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뭐, 마지막으로 당부나 조언, 혹은 건의 등등 아무 것이든 좋습니다.
요즘에는 노예계약이 하도 떠서 그런지 원서 100권 게시판이 많이 죽은 느낌도 없지않아 있더라구요..
그래도 노예계약하시는 분들도 와서 한번씩 보셨음 좋겠어요. 저기 고렙분들의 원서 목록 보시면 주옥같은 책들이 즐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