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먼저 자기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한국인이 가장 힘들어 하는 자기소개군요.
자타가 공인하는 introvert이고, 그래서 오히려 리딩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다고 행복해 하는 청년 아니 이제 중년이군요.ㅠㅠ
직장생활을 힘들어하니 주변에서 사업을 하라고 권유하지만 그럴만한 그릇이 안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열심히 미래(노후?)를 준비하며 월급쟁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2) 어떤 이유로 원서 읽기를 시작하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중딩 때 부터 담임선생님의 영향(미인은 아니셨으나 이성적으로 끌렸던 기억이...)으로 영어에 매진을 했더니, 성적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절대적으로 보면 결코 잘하는게 아닌데 주변에서 칭찬을 하니 더 관심도 가고.
직장생활에서 영어가 꼭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5년 이상 아침에 학원을 다녔는데~어느 순간 벽에 부딪힌 뒤로 진전이 없더라구요~ 학원도 띄엄띄엄으로 바뀌고..원래 시험이나 점수를 싫어해서 기본에 충실하면 점수는 저절로 나오는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소신이 있었기 때문에 토익 등에는 관심도 없었구요~
그러다가 리딩에 대해 우연히 알게되고 이거다!!! 라는 감이 왔습니다.
평소 독서량이 부족했었는데, 이건 한번에 두마리 또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라는 다소 허황된 기대? ^^
Q3) 그렇군요. 그럼 일단 먼저 원서 100권을 완독한 소감을 짧게 해 주신다면?
엄밀히 말하면 100권을 이번에 달성했지만 처음 시작은 2012년입니다. (2013년엔 딸랑 2권ㅋ)
그래서 전당에 글 남기는 걸 망설였는데, 역시나 잉하님의 격려로 이렇게...
사실 50권이 넘어가고 100권에 근접하니 그때부터는 권수에 대한 생각은 없어지고 읽기 자체에 집중하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가끔은 속독도 하고 어려운 책은 대충 읽어 넘기고 또 어떤 부분은 집중해서 반복해서 보기도 하고 책마다 나름대로의 리듬과 감이 생기더라구요...대부분은 소리내어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카랑카랑한 느낌이 좋아서.^^.
(그게 옳은것인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리내어 읽고 난 뒤의 성취감, 원서를 직접 읽어냈다는 성취감...그것으로 이미 충분히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요.^^)
Q4) 잉하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참여 전에도 원서는 꾸준히 읽어 왔었나요?
위에 소감에서 언급했듯이 시작은 2012년이고, 100권이 아니라 나름대로 리스트 업 해서 기록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잉하에 동기와 성취감을 배가할 수 있는 멋진 게시판들이 있어 이곳저곳 둘러보던 참이었습니다.
저도 똑같이 신문, 잡지 등등 영어를 잘하기 위한 것에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어느것 하나 진득하니 한 것이 없었는데 읽기는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짧든 길든 엔딩을 봤다는 성취감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Q5)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참여 당시 가장 먼저 읽은 원서는 뭔가요?
제가 뭘 하면 준비 없이 무턱대고 시작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소개에서 introvert라고 밝혔듯이.
그래서 많이 서칭을 했습니다. 레벨에 대해서, 인지도와 여러 수상작들에 대해서 ...
그래서 똑같이 매직트리 하우스와 로알달로 시작을 했는데, 매직트리는 비슷한 컨셉이 반복되어서 저랑은 안 맞아 10권까지 채우고 포기했고, 로알달은 띄엄띄엄 읽었지만 성인용을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답니다. 그때 본 책이 Ah, Sweet Mystery of life. 지금 다시 보면 그때보단 몰입이 될수도 있겠네요.ㅎ
여전히 어렵습니다. 내가 선택하는 책의 난이도를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선택하니까 각오를 하고 시작을 합니다. 하지만 쉽든 어렵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의 그 기분은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경험이고 그게 아마도 읽기의 매력이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인 것 같습니다.
Q6) 잉하에 가입한 많은 분들이 사실상 원서를 거의 읽지 않은 분들인데요...
잉하 게시판에서 본 글 중 어느분의 것이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하나 기억나는 것이 있습니다.
말을 배우고 싶으면 말하는 연습을, 글을 쓰고 싶으면 쓰는 연습을, 책을 읽고 싶으면 읽는 연습을.....
그말에 완전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자신이 부족한 것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족한 것을 메우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약간의 관심과 검색이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기 잉하에서는 구할수 없는 것 빼고는 뭐든 구할 수 있으니까요(책이든 조언이든). ^^
Q7) 한글 책도 아닌 원서를 100권을 완독 해 냈다는 건 굉장한 겁니다.
어려운 책을 일부러 섞어서 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예상했으니 그만큼 각오를 하고 시작을 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던져 버리고 싶어도 좀 더 버틸 수 있더라구요.
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 모르는 어휘가 수두룩 하게 나오는 책은 향후에도 던저버릴 생각입니다.
스토리의 흐름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알아주고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Q8)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 참여가 100권 완독에 어떻게 도움은 되었나요?
후반에 참여를 하게 되었지만, 잉하님들과 공유하고 서로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Q9) 역시 물어 보지 않을 수 없는 질문 은 말이지요...
100권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책과 그 이유를 좀 말해 주시죠. 게다가 이제 막 원서 읽기를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이 책 만은 꼭 권하고 싶다는 책은 있을까요? 있다면 제목과 더불어 간단한 추천 이유도 밝혀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프 베조스의 One Click 이란 책이 처음으로 읽은 장편인데, 아시다 시피 아마존의 설립자입니다.
킨들과 아마존은 잉하님들에게 매우 친숙할텐데, 이 책을 읽고 더욱 아마존의 생태계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근데 그보다 더 유익했던 것은 처음으로 장편을 읽어냈다는 성취감이라 생각합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던 고비를 넘기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그 다음에는 뭐든지 읽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은연중 생긴것도 같습니다.
그외 The witches, Matilda (Roald Dahl), Holes (Louis Sachar), The Book Thief (Markus Zusak), The Miraculous Journey of Edward Tulane, Flora and Ulysses (Kate Dicamillo)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케이트 디카밀로, 루이스 새커, 로이스 로리의 책들이 기억에 남는데 이분들의 특징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약간의 교훈적인 내용이라는 공통점이 있더라구요~
최근에 읽고 있는 닥터 수스의 이야기들은 의외로 어휘 때문인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다음 읽을 책이 고민될 때는 언제든지 뉴베리 책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고 저 또한 그럴 생각입니다.
Q10) 100권 완독후 본인에게 한 선물이 있나요?
오랜 시간에 걸쳐 100권을 달성해서 그런지 감흥은 별로 없습니다.
기기도 킨들 2세대를 사용중인데 여전히 만족스러워서 딱히 기변의 욕구도 없네요.
곧 출시될 아이패드는 아마 지르겠지요...늘 그래왔으니.ㅠㅠ
Q11) 잉하 <원서 100권 읽기 프로젝트>에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쭈욱~ 도전을 이어 갈 생각입니다.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도 어느정도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만)보다 내가 좋아서 하고, 또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성취감이나 즐거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 잉하를 찾아 오시고 잉하와 함께 하고 계시겠지만 진정 나는 왜 읽기를 하고 있는지, 하고 싶은지를 늘 잊지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이건 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 ^^)
감사합니다.
(이런 장문은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을텐데......다 읽으실 분이 계실련지 걱정되네요......그리고 100권 읽기가 무슨 대단한 일인냥 비춰질까봐 또 걱정이 되네요......네........제가 introvert 인지라.......ha 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