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잉(shadowing)에 대해 한번 글을 써보겠습니다. 댓글을 달다가 정리한번 해보는게 좋을 것 같아서 댓글을 긁어 모아 정리하여 봤어요.
제가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이책 저책 많이 찾아보고 인터넷도 많이 서핑해보고 하면서 나름대로 영어공부법에 대해 정리를 했었습니다. 그 결과 듣기와 말하기의 기초를 쌓는데는 섀도잉이 제일 좋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전 제 영어실력은 외국인과 한번도 대화해본 적도 없었고 영어학원은 예전에 중고등학교때 잠깐 다닌 적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때 공부는 잘한 편이여서 수능 영어 1등급이었고 대학교 들어가서 영어공부를 한번도 안했습니다. 대학교 들어갈 때 친 토익점수가 600점가량 나와서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토익은 한번도 안쳐봤고 공부도 안해봤습니다.
취직후에 영어공부를 조금 해본다고 원서읽기랑 영화로 섀도잉을 하기 시작했는데, 섀도잉을 하루에 2시간 정도씩 1년정도 했었습니다. 즉 하루에 영화 한편씩 봤습니다. 그렇게 1년 지나자 미드 '프렌즈' 기준으로 50%정도 들리더군요. 현재 섀도잉은 안하고 있지만, 영어공부 시작한 지 1년 반정도 지난 현재 프렌즈(현재 2시즌)로 70%정도 들립니다. 유투브나 뉴스나 TED 같은 것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들립니다. (지금 문제는 문장의 높낮이 리듬 같은 건 들리지만 단어가 계속해서 새로운 게 나옵니다. 원서를 읽을 때도 계속 새로운 단어가 나오더니, 미드도 새로운 단어가 계속 나와서 안들린다고 저는 생각중입니다. 드라마 외에 법정 수사물 같은 거나 더 어려운 수준의 미드들은 더 안들리리라 생각합니다. 프렌즈가 미드 중 제일 쉬운편이라고 하더군요; ) 미국인 두명과 저번에 대화 잠시 해봤었는데, 스피킹하려고 하니 문장이 잘 떠오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스피킹 연습을 안해봐서 그렇겠죠?;) 발음은 정말로 좋다고 놀라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속 인물들과 똑같은 발음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이런 예들은 미드 감상에 미치신 분들도 발음에 관해선 좋다고 들었다는 예들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우선 왜 섀도잉이냐? 반복이냐? 궁금하실 것 같아서 제 생각들과 한 예를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보통 공부하듯이 이해하고 외우고 이런게 아니라, 완전히 외우는 겁니다. 즉 '모방'이지요. 우리는 작가가 될 필요도 없고 문법전문가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한글을 생각해 보시면, 우리는 한글로 의사소통할 때 뭔가 문장을 생각해 내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기울이지 않습니다. 한글 문법도 모르는 게 많지만 한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냥 자동적으로 나오는 겁니다. 우리가 한글로 의사소통하는 것도 보면 대부분의 일상생활 언어들은 '초등학생' 수준의 단어면 다 소통가능 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도 초등학생과 대화 잘 하지 않습니까? 일상대화 말입니다. 물론 뭔가 토론을 한다던가 깊은 수준의 대화는 어른이 되어야 가능하지만(솔직히 저는 한글로도 토론같은 것 잘 못합니다.) 일상대화 정도 수준이면 그렇게 많은 수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왔던핀란드 사람은 1000단어로 대화 가능하다 든지, (한국)중학교2학년 교과서 본문을 달달 외웠더니 스피킹이 확 늘었더라 같은 예들은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문장들을 반복해서 외우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자 했던 거구요..
그리고 예를 들 수 있는 건 하인리히 슐리만 인데, 그는 언어의 천재이며 그의 공부방법은 '통암기'였다고 합니다. 그는 15개 이상의 외국어에 능통했다고 알려지며 그의 지론은 '문장을 큰 소리로 음독할 것' '번역하는 습관을 들이지 말 것', '문장을 통 암기할 것', '문법공부를 하지 말 것' 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외국어 습득할 때 소설책 2권을 정한 뒤 무조건 다 외웠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소설책이 그나마 구어체에 가까워서 소설책을 외운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후 외국인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고 해당 언어로 작문을 한 뒤 원어민의 교정을 받은 후 또 그것을 통채로 외웠다고 합니다. (피드백이겠죠?)
이분의 예를 자세히 보시려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시던지 자서전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분 시대에는 영상매체가 없었기에 책으로 공부를 했지만 우리에게는 영상매체가 있습니다. 영상매체를 통해 문장이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어떤 행동과 같이 쓰이는지, 발음은 어떤지도 공부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건 쉐도잉과는 다른 예긴 하지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적는건데요. 몇년 전 기사에서 잠시 봤던 건데 미국으로 이민간지 1년 된 한국인 고등학생이 미국 대표로 국제수학올림피아드와 세계언어학올림피아드에 동시에 출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생각이, '아니 수학은 우리나라가 조금 잘하는 편이라 이해가 되어도, 미국에 간지 1년 밖에 안된 한국인이 미국대표로 언어학올림피아드를??'이러며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기사에 보니 이 학생이 다른 비결같은 건 없고 해리포터시리즈가 너무나 좋아서 전권을 50번 가량 반복해서 읽었다고 하더라구요. 읽는 것도 반복해서 읽다보니 원어민을 추월할 영어 수준이 되었다고 봅니다. (이름이 나인성 이라고 하네요.)
저의 경우 영화 한편을 잡고 계속 반복해 보면서 따라했습니다. 제일 처음에 포레스트 검프로 공부했는데(영화 중 쉽고 느리고 발음이 정확한 영어를 구사. 영화중 제일 쉬운 편이라길래 이것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 무자막으로 봤을 때 한개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 들리든 말든 무조건 틀어놓고 영자막 한글자막 번갈아 가면서 반복재생하면서 (중간에 멈추거나, 멈추고 사전을 찾거나, 멈추고 문장을 몇번 반복한다거나, 따로 스크립트를 뽑아서 공부하거나 그런 것 모두 하지 않고) 처음에 50-60번 정도를 봤습니다. 한 20번 정도 봤을때 내용이 이해가되고 영어가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그 다음부터 대사를 그대로 따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따라할 수 있는 건 따라하고 못따라 하면 그냥 넘기고~ 주인공이 대사하는 그대로 따라하려고, 몸짓 손짓도 표정도 그대로 따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총 50-60번정도하니 자막 없이 주인공이 대사를 내뱉는 그대로 저도 내뱉을 수 있게 되더군요. 그렇게 영화를 10편정도 했습니다. 1년 정도 걸렸구요. 영화를 공부하면 할수록 나중에는 실력이 늘어서 한 20번정도만 반복해서 보면 외워지더군요.
드라마나 뮤지컬 영화 같이 실생활 영어가 많이 나오는 걸로 했고, 발음이 좋아보이는 것,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영국 발음도 2개 정도 했네요. 초보자에게는 미드보다 영화가 더 쉽습니다. (더 쉽고 발음이 좋은 건 만화 영화같은 것들이 있겠네요. 영어수준에 따라 영어가 너무 안되시는 분들은 만화 영화로 시작하시는게 더 좋으실 것 같습니다. 디즈니 영화 같은..) 영화는 발음을 또박또박 해주는 것들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영화 중에서도 최신 영화보다는 고전영화가 더 좋다고 들었습니다.(이부분은 왜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미드는 말이 빠른게 많고, 최신 영화나 미드들은 슬랭이 많은 것 같네요. (최근 보고 있는 심슨 뭐 이런거 슬랭이 많은 것 같아요.) 프렌즈가 4시즌부터인가는 영어공부하기 좋도록 발음을 또렷이, 그리고 개그도 문화적배경 없이 이해가능하게 제작했다고 하는 것 같던데.. 저는 일단 지금 2시즌이라.. 정리하자면 영어 수준으로는 만화 영화(디즈니 같은) -> 드라마 영화 -> 드라마나 코메디 미드 -> 기타 장르 순으로 증가한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리고 나중에 하시다 보면 처음에는 영어자막을 많이 참고해서 그것을 '읽으려고' 노력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는 읽으려는 노력을 배제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영어자막만 계속 틀어놓고 섀도잉 하다보니 계속 읽으려고 해서 정작 외워지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쓴 방법은 영어자막과 한글자막을 번갈아가면서 튼 겁니다. 영한 통합자막을 틀어놔도 계속 읽게 되더라구요. 결국 목표는 영어자막 없이 섀도잉 가능하게, 배우와 똑같이 대사를 내뱉을 수 있게 되는 것 이므로, 처음에는 읽더라도 나중에는 자막 없이 대사를 내뱉으려고 해야합니다.
이 방법의 장점이 영어의 경우에는 단어 하나 하나의 발음이 중요하기 보다는 문장 전체에 있어서 음의 높낮이(한 문장 속에서 어떤 단어는 음이 높고 어떤 단어는 음이 낮음)와 리듬감(?)(한 문장 속에서 몇가지 단어를 붙여 빠르게 발음하고 어떤 단어들은 느리게 발음 함) 엑센트(음의 세기) 이런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한글이 높낮이가 없는 언어입니다. 인도나 필리핀 얘들이 발음이 안좋아도 미국얘들이 알아듣는 이유는 영어의 음의 높낮이와 리듬이 정확하기에 서로 의사소통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영화나 미드를 이용해서 공부하면 이런 것도 잘 공부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입에 쩔도록 연습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마치 노래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실 듯 해요. 노래 연습하듯 영어발음도 하는거죠~
조금 힘들더라도 참고 하다보면 영화 2~3편만 때도 실력이 는게 확실히 체감됩니다. 전에는 안들리던 단어들이 들리니깐 신기하더라구요. 매번 영화로 쉐도잉 공부 시작할 때 무자막으로 감상하고 했는데, 확실히 들리는 단어가 늘어가는 걸 체험했습니다.
뭐.. 그렇지만 영화를 50번씩 반복해 본다는 건 정말로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제가 시도했던 건..
발음할 때 입모양이 어떻게 되는지, 배우들 표정은 어떤지, 영화 속 주변장치들은 어떤지, 왜 저런게 배치됬는지,,이 장면은 어떻게 이렇게 찍게되었지? 왜 이 영화는 이런 기법으로 찍게 되었을까? 이런 걸 궁금해 하면서 봤습니다. 그리고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해서 찍은 것들도 눈에 들어오고.. 영화 전문가들이 어떻게 영화를 보고 영화를 평가하는지에 대해 조금 맛보기도 했었지요. 영화를 계속해서 보다 보니깐 이제는 뭔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배우의 표정이나 연기를 평가하는 버릇도 생겨버렸습니다. 명화라고 평가되는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어느날 한국드라마를 보았는데 ?? 연기가 왜이래 표정이 왜이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일정 수준에 오르기 전 까지는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섀도잉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읽기나 쓰기도 마찬가지로 가장 좋은 건 자기수준에 맞는 원서를 고른 다음 5회 이상씩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설책이라 쉽지 않아서 그냥 다독중입니다. 어느 정도 기초가 쌓이면 그 이후에는 반복을 그만두고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시든 그냥 미드나 영화를 즐기며 감상하시든 하셔도 실력이 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나 미드 외에도 영어회화용 듣기 mp3나 영어원서 오디오북 같은 것도 괜찮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상황과 수준에 맞게 자신이 흥미있는 걸로 시작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 방법은 개인 수준에 따라 섀도잉해야되는 횟수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조바심내지 마시고, 영어는 어짜피 장기간에 걸쳐서 꾸준히 하는 것만이 답이므로 매일 30분씩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