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서회식.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바랍니다. 라는 나에게 퇴사를 권고-명-할 수 있는 상관이 공지를 날립니다.
회사는 싫지만 술은 좋습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는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사람 좋아 보이죠..
그렇게 부어라 마셔라 하다 각자 집으로 갈때는 또 쏘 쿨~하죠
왜냐하면 출퇴근 시간은 자신만의 또다른 힐링시간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자정이 다 되어가는 술취한 직장인과 젊은 사람들의 노근한 뒷풀이가 이어지는 전철안에서
킨들을 부여잡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같이 그로테스크하고 이국적이며 수수께끼같은 사건들에 빠져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술좌석에서 나누었던 다사 다난한 인생이야기?
연예관 인생관 그리고 스무살 갓넘은 후배들에게 갖은 조언과 사는 이야기?
그런것과는 또다른 세상이 다가옵니다.
모든것이 반으로 접혀져서 가볍게 둥둥 떠다니는 취중의 세상속에 저는 원서를 읽습니다.
사실 한시간동안 원서를 안 읽고 전철에서 서서 멀뚱거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마치 핸드폰을 두고 출근하면서 이건 뭐지~~? 하는 것과 같죠.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면 사람들은 부드러워 지고 이해스러우면서도 직설적이고 솔직해집니다.
그리고 원서를 읽으면서도 자신안에서 묶여 있는 온갖 자신의 능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 단편적 정보에 대한 집착,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는 이성적 판단같은 것들을 묵살하고 원서속의 인물들에게 동정심과 이해심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것에 격하게 반응하기도 하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지금 잘 시간이 지나서 급하게 자야 하므로)
술취한 와중에는 정신의 절반 정도 사라져 버리고
원서를 읽을때도 집중력이 사라지지만
그 만큼 헛되이 버려지는 상황에서 반전과 같이
원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 갈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서를 읽으면서 과감히 팽겨쳐야할 나쁜습관들도 버려지고
오로지 원하는 그 원서의 이야기만 따라갈 자세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술이 들어가서 더 잘 읽히거나..
말이 술술술 나올 때가 있어서요.. 헷갈립니다..
술먹고 더 버벅일 때도 있고 해서 말이죠 ㅡ.ㅡ;;;